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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복지사의 일기 Worker's Diary
사람중심 관계중심, 사람감동 하늘감동.
하나님과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런 사회복지사 되자.



NAME    박시현
TITLE    가조 가북 남하 - 가을 나들이 준비하며, 인지상정

2008. 9. 19 (화)
 
 
나들이 준비 회의 마치고 나오는데
동례리 백OO할머니께서 양지마을 가자하신다.
 
모셔 드리는 길목이기는 하나
굳이 양지마을 먼저 들리자 하신다.
 
영문을 짐작도 못한 채 갔다.
 
 
 
채OO할머니와 백OO할머니께서
회의에 불참한 김ㅁㅁ할머니 댁으로 들어섰다.
 
김ㅁㅁ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듣고
애써 뵈러 오셨던 게다.
 
김ㅁㅁ할머니 손자가 큰 빚을 지고 내려와 있다.
수소문 했지만 할머니께서 돈 마련 할 길이 없다.
이것이 벌써 세 번째 라는 것도 큰 상심이다.
 
사정을 듣고 남의 일로 여기지 않고
오는 걸음에 함께 오신 것이다.
 
 
 
세 분 할머니와 나란히 앉아
담 너머 물들어 가는 곡식들 바라보는데
가슴이 아련하다.
 
김ㅁㅁ할머니는 일찍 아들을 잃었다.
며느리는 떠났고 손자만 남았다.
그 손자가 벌써 세 번째 빚을 지고 할머니께 짐 지우러 와 있다.
 
백OO할머니도 일찍 아들을 잃었다.
딸자식은 자식도 아니라는 할머니에게
아들은 자식의 전부였다.
 
채OO할머니는 아들의 이혼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지금은 그 아들의 자식들을 도맡아 키우고 있다.
 
 
 
 
"누구나 가슴에 멍 하나씩 갖고 사는 거다.
그것만 생각하고 있으면 우째 살겠나 싶지마는
시간이 지나면 또 살게 되더라.
너무 걱정만 하지 말고 바람 쐬러 놀러 가자."
 
아들을 잃었던 지난 일을 넋두리 하듯 내뱉으시던
백OO할머니께서 김ㅁㅁ를 달래고 얼랬다.
 
92세 백OO할머니는 그렇게 자신의 아픔을 들추어
김ㅁㅁ할머니를 달래러 오신 것이다.
그 말씀 하시러 양지마을 가자했다.
 
 
 
백OO할머니의 말씀을 동료상담이라 할 수도 있겠지.
근데 동료상담이라 하면 할머니를 욕 먹이는 것 같다.
 
김ㅁㅁ할머니 마음 헤아려
아흔 두 해 살아오며 터득한 귀한 말씀을 건네셨다.
 
인지상정.
이를 두고 어찌 동료상담이라는 싸구려 이름을 붙이겠는가,
인지상정,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하는 해야 하는 마땅한 것이리.
 
그렇기에 더욱 감동하고 감사한 것이리.
 
 
 
김ㅁㅁ할머니께 나들이 꼭 함께 가자는 말을 전하고 나섰다.
 
곡식들이 때를 따라 물들어 가고 여물어 간다.
그래서 평온해 보이는데, 노년이 저러기를 바란다


한덕연
2008.10.14 de
동료상담이라는 표현을 삼가야겠군요... 언제 써 봤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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