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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복지사의 일기 Worker's Diary
사람중심 관계중심, 사람감동 하늘감동.
하나님과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런 사회복지사 되자.



NAME    박시현
TITLE    [re] 기업봉사단에 드린 감사 편지글

* 감사편지 내용*

한울타리 봉사단 여러분께,

가을이 성큼 하고 다가온 참 좋은 날,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편지 드립니다.
평안하십니까?

저는 성서종합사회복지관 지역사회보호팀에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박시현입니다. 얼마 전 본 복지관의 장애인야외나들이(볼쇼이 쇼 관람)를 담당했습니다. 잠시 얼굴 뵈었기에 기억에 남지는 않았을 겁니다.

한울타리 봉사단에서 주체적으로 진행하였던 볼쇼이 쇼 공연관람을 한 다음 날, 동네사람들 한 분 한 분께 전화 드렸습니다. 공연은 재미있으셨는지? 무사히 잘 다녀오셨는지. 그런데, 전화하다 말고 그만 울컥 했습니다.

“OO이가 환상적이었답니다. 아이가 점점 크면서 장애 때문에 밖에 잘 나가지 않으려 했는데, 이번에 이렇게 온 식구가 함께 갈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 - OO이 어머니
“공연 끝나고 나올 때까지 꿈인가 싶었습니다. 내 평생에 이렇게 멋진 공연을 보는 즐거운 날이 있을 줄이야. " - 염OS할머니

교보생명, 잘은 모르지만 여러분들은 보험을 통해서 고객이 만족할 때, 또 불의의 사고 가운데서 한 줄기 희망이 되었을 때 아마도 큰 보람과 긍지를 느낄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모두들 희망이 없다하고 이렇게 살다가 가는 거지 하는 절망의 나락에 선 우리 동네 사람들이 최고 고객인 제게는 우리 동네 분들의 행복에 보람과 긍지를 느낍니다. 이번 한울타리 봉사단과 함께 한 볼 쇼이쇼 관람은 이런 저와 우리 동네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해 주었습니다.

장애아동을 둔 가족들이 오랜만에 가족동반 외출을 하였고, 방문턱을 넘기도 힘든 할머니께서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좋아하시고, 청각장애인 여자친구와 꼭 구경 가고 싶다던 아저씨의 바람이 이루어지고, 내 한 몸 가누기도 힘든데 아기까지 있어 공연은 꿈도 못 꾸었다는 장애인 아주머니가 구경 잘했다며 즐거워하시고...

사연 사연이 제게는 감동이었습니다.
모두 한울타리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말씀을 한 가지 드립니다.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참으로 지혜로웠습니다.
앞산을 내려오다 동네에서 연기가 나지 않는 굴뚝을 발견하면 ‘오늘은 저 집에 먹을 것이 없구나’ 싶어 이웃 몰래 음식을 나누었습니다. 먹을 것이 없다고 자존심 상해가며 구걸하지 않고 동네 부자 집에 가서 아무 말 없이 마당을 쓸었습니다. 그러면 동네 부자는 당연한 것으로 알고 쌀을 나누었습니다. 요즘말로는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 Oblige)죠.

품앗이나 두레를 통해 공동체에 대한 분명한 사상과 실천 방법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선조들에게 남을 생각하고 돕고 함께 사는 것은 당연한 일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에서는 사회복지, 구제, 기부, 후원, 봉사 등의 이름을 가진 행사 혹은 활동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한울타리 봉사단의 활동은 우리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특별한 행사라기보다는 우리의 일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육도 하고 오리엔테이션도 하여, 직접 한울타리에서 기획하고 주체적으로 진행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복지관의 업무를 이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동안 ‘복지관이나 구호단체의 일을 돕는 역할’에서 ‘한울타리가 한울타리의 일을 직접 하도록’ 하는 노력이었습니다.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염려도 많았습니다. 어수선했습니다.

그럼에도, 사회복지사가 짤 짜놓은 각본대로 열 맞추어서 봉사단과 동네 사람들이 움직이기보다는, 서툴고 어수선했어도 한울타리 봉사단과 동네사람들이 함께 나들이 가듯 다녀온 것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연인 둘이 여행을 가도 가다보면 티격태격합니다. 식구 다섯 명만 함께 놀러 가도 매우 어수선합니다. 친척 열 몇 명이 함께 놀러 가면 아주 난리도 아닙니다. 세상사는 것이 이렇습니다. 세상 사람들의 나들이처럼 다녀오신 한울타리봉사단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릅니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이라던 박노해 시인의 시구에 잠시 공감합니다.

‘그 자신이 희망인 사람’ 한울타리 봉사단에 감사 드리며...

사회복지사 박시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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