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된다는 것

혼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슬픕니다.

무엇 때문에 눈물을 떨구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순수했던 당신을 떠올릴 때면, 떠올릴 때면..
말을 할 수 없습니다.

홀로 앉아 있기엔 너무나도 벅차 돌아 다녔습니다.
우리 지난날에 태어났다면 이해할 수 있겠죠.
여기저기 떠돌았지만 편히 앉을 그 곳은 어디인지.

홀로 된다는 것도 너무나 가슴 벅차는데
어찌하여 잊으라 말합니까
어찌하여 잊으라 말했을까
또한 이제와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이제와 내 머리속을 맴돌면 난 어떡하란 말입니까.

눈물이 눈물이 아닌 채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막을수만 있다면 막고 싶습니다.

가슴이 또 저미어 옵니다.
세상 어떠한 것으로도 잠재울 수 없는 그 것.

우리 다시 만난다면
다시는 잊어달라 말하지 말고
다시는 잊어달라 말하지 않겠소.

너무 슬퍼 눈물이 날 때 당신 앞에 다가서고 싶소
당신 가슴에 내 모든 것 쏟아부으면 그때서야 시원하겠다.


1997. 2. 16 (주일) 갑작스런 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