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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릴적 일기
'시현이의 일기. 건들지 말 것!!'
정리할 것도 없는 나의 물건들을 정리랍시고 하다보니
몇 몇 장 찢어서 구겨놓은 채로 책장 깊숙히 숨겨놓았던
내 어린시절의 일기 몇 개를 발견했다.
음,
어느덫 기억속으로 묻혀버린 내 소중한 어린시절이
벽걸이에 걸린 그림마냥 떠오르고
내 굳은 입가에 연한 웃음을 꽃 피운다.
적어보자...
1988년 8월 12일 금요일 (1988년이면 아마도 국민학교6학년?)
제목 : 누나
누나가 저녁에 왔다.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야단 맞았다.
책은 많이 쌌고, 공부는 안 해서이다.
남은 방학 동안 1학기 공부를 보충시켜야 겠다.
누나가 야단쳐도 내가 잘못 했으니까
그래도, 좋다.
몇 줄 되지않는 짧은 일기이다.
내 기억으로는 방학 과제물이었던 일기를 급하게 쓴 듯하다.
모두들 이런 기억이 추억의 저 편에 있으리라.
맞춤법 틀린 곳이 있는가 하면 문맥상 맞지않는 문구도 있다.
그래도, 집 떠나 외지에서 공부하던 누나를 모처럼만에 맞는 초등학생의 마음이 보인다.
반가운 누나가 야단을 친 것에 대한 반성도, 반성 뒤에오는 다짐도...
그래, 이렇게 어린 시절의 일기를 평하면서 그 때의 내가 그리워진다. 부러워진다.
순박하고, 멋 모르고, 마냥 개구장이로 뛰어다니 던 그 때...
그 때가 그립다.
그 때가 부럽다.
2000년 12월 2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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