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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Lif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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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박시현
TITLE    특별한 저녁식사

특별한 저녁식사

거창에서 일하느라 아내와 은서와 잠간 떨어져 지내는 동안,
아내 생각하며 쓴 편지(일기) 2007. 2. 12



오늘 저녁 나는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를 했어요.
엊그제 당신에게 불쑥 던진 말을 그대로 했다오.

이른 퇴근 후, 낮에 사 두었던 감귤 씻어 예쁜 접시에 담고 주인집 할머니께서 주신 쌀과자를 그 위에 조금 얹었지요. 바나나 한 개를 가지에서 떼어다 놓고, 당신이 선물로 받았다는 오룡차 두 번 우린 물을 음료로 준비했어요. 끝으로 며칠 전 받은 귤을 한 개 더 했지요.

혼자 먹는 저녁 조촐한 식단이라도 예쁘게 차려 먹으니 당신 염려만큼 서글프지는 않네요. 다만, 우리 함께하는 식사도 이렇게 해 볼 요량을 생각했다오.

특별하다 한 것은 식사 준비하느라 부산떨지 않으니 참 좋고 또, 가벼운 식사니 책 몇 구절 읽어가며 먹기에도 좋다는 것을 두고 한 말이오. 부산하게 차려 허겁지겁 먹고 요란스레 설거지 하던 것이 사라지고 천천히 음미하며 30분에 걸쳐 식사를 했소.

식사하며 읽은 책은 어제 당신에게 서너 페이지 읽어 주었던 ‘조화로운 삶(스코트니어링 헬렌니어링, 2000)’이오. 이 특별한 저녁 식사를 알려준 책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의 주인공들이지요. 그들의 집 짓는 얘기가 참 재미있었소. 그들을 흉내 낸 특별한 저녁식사처럼 그들을 흉내 낸 집을 당신과 함께 지을 날을 기대하오.

배가 불러 귤 하나는 끝내 먹지 못했네요. 오룡차는 그 맛이 아주 일품이오. 한 모금 삼키고 입을 다시면 단맛이 혀끝에 또 입 안 가득 퍼지는 것이 매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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