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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복지사의 일기 Worker's Diary
사람중심 관계중심, 사람감동 하늘감동.
하나님과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런 사회복지사 되자.



NAME    박시현
TITLE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 가고 함께 즐기는 마을축제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 가고 함께 즐기는 마을축제, 그 첫 발걸음.

작성일 : 2005. 9. 6


은하수마을1) 10년, 복지관 개관 10년. 10주년이라는 타이틀 앞에 무게가 실리지만 어떻게 해서는 ‘마을축제가 주민들의 준비와 참여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해마다의 반성을 되풀이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수년을 그렇게 해왔는데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부터 조금씩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할 수 있는 것 한 가지를 선택했습니다.

마을축제 중 제가 담당하게 된 ‘가족요리경연대회’를 ‘어떻게 하면 주민들과 함께 준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미 가족요리경연대회는 ‘이색김밥 만들기’로 결정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이미 출발에서부터 주민들의 참여가 부족했으니 그만두자? 안됩니다. 그럼에도 지금부터 해야 했습니다.

여기저기 수소문했습니다. ‘이색김밥 만들기’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할 마을 주민들을 수소문하며 찾아보았습니다. 마침 복지관 경로식당에 급식봉사를 하고 있는 아파트 내 ‘성서여성봉사단’2)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 분들 중에는 이미 알고 지내는 분들이 몇 있었기에 쉽게 제안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봉사단장님을 만나 뵙고 마을축제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씀과 마을축제를 주민들의 준비와 참여로 하고자하는 취지를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승낙하셨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축제였지만, 그럼에도 지금부터…….

10여명의 봉사단원들과 사회복지사 3명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회복지사 3명은 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색김밥 만들기 대회의 진행을 모의한 바 있었지만, 주민(성서여성봉사단)이 준비하고 진행하도록 하기 위해 모의한 것들을 일체 말씀드리지 않고 처음부터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함께 회의를 했습니다.

1시간 남짓 회의한 결과 ‘이색김밥 만들기’의 초안이 작성되었습니다. 뭐, 3명의 30대 초반 사회복지사가 모의한 것 보다 못한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김밥(요리)’ 이라는 것에 매우 익숙한 30~40대 주부들이라 더 훌륭한 안건들이 나왔습니다.

여성봉사단 참여하기 전
- 이색김밥 만들기에 참여할 가족을 모집하고 (사회복지사)
- 이색김밥 만들기 재료를 구입하고 (사회복지사)
- 이색김밥 만들기 재료를 조리하고 (봉사자)
- 이색김밥 만들기 대회를 진행하고 (전문사회자/보조: 봉사자)
- 특별이벤트로 김밥 빨리 말기를 진행하고 (전문사회자/보조: 봉사자)
- 이색김밥 심사하고 (심사위원 :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추진위원장, 요리강사, 복지관장)
- 이색김밥 만들기 시상하고 (상품: 상품권 혹은 푸짐한 생활용품)
- 만들어진 김밥을 함께 나누자 (구경하는 주민들에게 + 거동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가정으로 봉사자가 배달)

여성봉사단 참여한 후
- 이색김밥 만들기에 참여할 가족을 모집하고 (성서여성봉사단, 사회복지사)
- 이색김밥 만들기 재료를 구입하고 (성서여성봉사단)
- 이색김밥 만들기 재료를 조리하고 (성서여성봉사단)
- 이색김밥 만들기 대회를 진행하고 (성서여성봉사단/ 사회: 봉사단원 중 1명, 사회복지사 1명)
- 특별이벤트로 김밥 빨리 말기와 예쁘게 썰기를 진행하고 ()
- 이색김밥 심사하고 (심사위원 : 지역아동센터 아동5명, 노인정 어르신 5명, 장애인넝쿨회원 5명)
- 이색김밥 만들기 시상하고 (상품: 쌀 16Kg, 롤화장지, 사각티슈)
- 만들어진 김밥을 함께 나누자
   (구경하는 주민들과 거동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가정으로 성서여성봉사단이 배달)

마을축제의 시작이 ‘이색김밥 만들기 대회’였습니다. 7가정이 엄마·아들 ·딸이 함께 출전하였는데 그 모습에 한 번 감동하고, 또 얼마나 열심히 이색재료를 준비해 오셨는지 그 정성에 한 번 감동하고, 가족끼리 오순도순 얼마나 열심히 만드는지 그 모습에 또 감동했습니다.

여느 프로그램과 달리 전문사회자도 없고 발 빠르게 뛰어다니는 봉사자도 없어서 어설프고 어수선했지만 그것이 재미고 참 맛이었습니다. 그렇게 어울리며 하는 것이 참 재미였습니다.

전체를 뒤돌아보며 가슴에 남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사회를 보던 성서여성봉사단 아주머니께서 이색김밥 만들기 대회를 마감하며,
“주민 여러분, 마을축제는 우리들의 축제인데, 내년에는 우리 주민들이 처음부터 더 많이 준비해서 올해보다 더 재미있게 하도록 합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목이 메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래, 한 걸음부터 지금부터 하면 되는 거야 힘을 얻었습니다.

사회복지사끼리 우리끼리 모든 일정을 결정했는데, 이제 다시 주민들과 함께 준비하자고 방향을 바꾸면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행사를 잘 치를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이었습니다. 서로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행사를 잘 치른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사업을 잘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하루 신나게 어려움 없이 무사히 잘 보내고, 동네사람들이 차려진 잔치에 참여해서 실컷 웃고,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들으면 그것이 성공한 것일까? 아니다, 여전히 동네사람은 객체다. 그래, 객체다. 주체가 아닌 객체.

주민들과 함께 준비하고 주민들이 주체가 된다는 것에 염려하는 동료직원이 “이러다가 배가 산으로 가면 어떡하지?” 하며 우스개 소리를 합니다. 그 말을 두고 또 서로 마음을 나누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올해는 배를 몰아 산으로 가자. 내년에는 뭍 가까이 내려오고, 후 내년에는 강으로 가면 된다. 차라리 그것이 낫다!’

염려했던 배는 산으로 가지 않고 강을 잘 건넜습니다. 너무도 훌륭히.

내년 마을축제가 기대됩니다. 2005. 9. 6




각주 1) 은하수마을
기존 성서주공 1단지 라는 아파트 이름을 2005년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추진위원회(주민대표회)’에서 ‘우리 마을 이름 만들기’를 추진하여 주민들을 대상으로 응모 받은 후 투표하여 결정한 새로운 아파트 이름입니다.

각주 2) 성서여성봉사단
성서여성봉사단은 몇 해 전 아파트부녀회에서 출발되었으며, 차츰 부녀회 활동이 없어지면서 현재는 봉사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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