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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복지사의 일기 Worker's Diary
사람중심 관계중심, 사람감동 하늘감동.
하나님과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런 사회복지사 되자.



NAME    박시현
TITLE    인공조림과 자연복원

오랫만에 선생님께 편지합니다.

이렇게 문득 늦은 봄 달밤에 맞았던 눈보라 마냥 선생님께 편지드림은
띄엄띄엄 읽고 있는 책 '김훈의 자전거 여행 1' 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어
한참을 생각하다 정리하면서 선생님께 편지까지 보내게 되었습니다.

평안하신지요?

11차 캠프 기획회의로 동분서주 하시는 모습에
마냥 아이같기도 하시고 때론 거칠것 엎는 폭풍 같으신
선생님의 발걸음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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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자전거 여행 1, p.101- 부분인용


숲은 죽지 않는다
숲은 재난의 자리를 삶의 자리로 바꾸고,
오히려 재난 속에서 삶의 방편을 찾아낸다.

(생략) 지금, 7번 국도 연변에서 바라보는 태백산맥은 푸른 산이 아니라 시커먼 산이다.
지난 4월의 산불은 능선과 계곡을 다 태우고 길가까지 밀고 내려왔었다. (중략)
영동 지방의 숲들의 수난은 엎친 데 덮쳐 왔다.
1996년 4월 강원도 고성군의 산불은 '건국 이래' 최대 산불이고,
2004년 4월의 동해안 산불은 '단군 이래' 최대 산불이라고들 한다. (중략)

'건국 이래' 때 불탄 숲은 대부분 인공조림되었고,
극히 일부(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구성리 일대 100헥타르)는 자연복원 되었다.
자연복원이란 말 그대로 사람의 손을 전혀 대지 않고 불탄 나무까지도 그대로 두는 것이다.

그렇게 4년이 지난 후 자연복원된 구역이 인공조림된 구역보다
훨씬 더 빠르고 건강하게 숲의 꼴을 회복해가고 있다.

건강한 숲이란 키 작은 나무에서부터 키 큰 나무에 이르기까지
나무의 층위와 다양성을 회복한 숲이다.
사람이 보기에 무질서하고 어수선한 숲이 건강한 숲이다.
이런 숲이 복원력이 좋고 재난에 대한 저항력이 크다.
키 작은 활엽수들이 먼저 바람에 싸앗을 날려 불탄 땅에 싹을 틔우고,
타고 남은 그루터기들이 움싹을 길러서 숲은 저절로 회복되어가고 있었다.
숲이 꼴을 갖추어가자 벌레와 작은 짐승들도 저절로 모여들었다.
다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고, 사람이 공들이고 돈 들여서 한 일이 아니다.
숲은 저절로인 것이다.

숲은 죽음, 단절, 혹은 패배 같은 종말론적 행태를 알지 못한다.
땅에 쓰러진 자가 일어서려면 반드시 쓰러진 자리를 딛고 일어서야 하는 것처럼,
숲은 재난의 자리를 딛고 기어이 일어선다.
숲은 재난의 자리를 삶의 자리로 바꾸고, 오히려 재난 속에서 삶의 방편을 찾아낸다. (중략)

강원대학교 정연숙 교수(생명과학부)의 연구에 따르면 1996년 산불 때 나무는 죽었으나
땅은 죽지 않아서 활엽수의 타다 만 그루터기들은 움싹을 길러냈고,
풀들의 땅속 줄기를 다시 살려냈다. 불난 지 5개월 후에 싹들은 다시 솟아났다.
그리고 4년 후에는 불탄 나무들이 저절로 쓰러져 없어져 갔고,
숲은 작은 키 나무와 떨기나무로 층위를 이루고 있었다.
또, 1978년에 불타버린 강원도 평창군 봉평리의 숲은 21년 후인 지금 큰 키 나무,
작은 키 나무, 떨기나무, 풀들로 건강하고도 완벽한 숲의 층위를 완성해냈다.
모두 다 사람이 한 일이 아니고 저절로 된 일이다.
억지로 해서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이하 생략)


인공조림보다는 자연복원이 효과적

지난 4월 영동 산불이 꺼진 후 강원도는 복구비로 1천2백억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영동 산불을 오래 연구한 강원대학교 정연숙 교수는 펄펄 뛰고 있다.
나무를 억지로 심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정교수의 주장은 오랜 실증적 연구에 바탕하고 있다.
환경관리주의와 생태주의의 입장은 산림정책에서도 맞부딪치고 있다.

정교수의 얘기를 들어보자.

"산림청은 인공조림과 자연복원을 병행하겠다고 하는데?"
"경사가 급한 지역이나 암반 지역은 자연복원하고 나머지를 인공조림하겠다는 말은
100퍼센트 인공조림하겠다는 말과 같다."

"자연복원된 숲은 경제성이 떨어지지 않는가?"
"우리 나라는 목재를 95퍼센트 수입하고 있다. 숲의 경제성은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나무를 심기보다 나무를 가꾸는 일이 숲의 경제성을 위해 더 중요하다.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숲은 재화를 공급하는 공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숲의 경제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림 조성은 대부분 실패했거나 그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고 있다.
산림청도 이걸 일부 인정하고 있다"

"100퍼센트 자연복원을 하자는 얘기인가?"
"그렇지 않다. 송이 채취 구역이나 도로 연변의 풍광지역,
또는 모래 사태가 걱정되는 지역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러나 그 이외의 지역은 자연에 맡겨야 한다. 제발 내버려두라는 것이다."

"내버려두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 숲은 복원 능력이 있다. 조림한 경우보다 더 빨리 더 건강하게 회복된다.
입증된 연구 결과가 있다. 숲이 죽었기 때문에 새 숲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숲은 죽지 않았다. 숲은 앞으로 20년 내에 활엽수림으로 자연복원될 것이다.
그 사례도 있다. 이처럼 자연복원된 숲은 생태학적으로 건강하고 재앙에 대한 저항력과
복원성도 크다. 왜 무의미하게 막대한 돈을 쓰려고 하는가.
제발 내버려둬라, 제발 손대지 말라. 제발 아무일도 하지 말아 달라."




한 문장 문장을 읽어내려 가며 어느 한 곳도 쉬이 거쳐가는 대목이 없었습니다.
마치 선생님께서 책 속에서 제게 말씀하시는 것 같아 마음에 흥분이 일었습니다.
특히, 저자와 정연숙 교수의 주고받는 대화형식의 마지막 문단에서는
눈길이 절로 멈추어졌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유행을 쫓지말고 바탕을 일구고 길러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숲이 죽지않고 살아있다는 전제는 산림정책에서 말하는 생태주의의 대전제인듯 합니다.
바탕을 일구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은 바탕이 되는 지역사회가 죽지않고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역동성을 가진 생명체라는 것을 전제로 하신 말씀으로 다시 들립니다.

인공조림보다는 자연복원이 생태학적으로 더 빨리 더 건강하게 회복된다는 대목에서
언젠가 생일도에 어느 단체가 재원을 쏟아부어 어린이도서관을 건립하기 보다는
지금의 생일도 어린이도서관처럼 지역주민의 관심과 땀과 열심으로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지금도 그 일에 열심으로 뒷바라지 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렇다고 100퍼센트 자연복원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송이 채취 구역이나 도로 연변의 풍광지역, 또는 모래 사태가 걱정되는 지역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정연숙 교수의 말에서
선생님께서 그토록 주장하시는 '공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웁니다.

4년째 복지현장에 일하면서 아직도 정립되지 않은
'복지와 경제성'의 상관성에 대한 모호한 입장의 제 자신에 비추어
'숲은 재화를 공급하는 공장이 아니며, 숲의 경제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외치는 당당함이 부럽고 부끄러웠습니다.



쉬이 읽고 지나치기 어려운 글을 선생님과 나눕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겨우 책 한 권을 읽고서 다양한 사물과 사건을 재단하려는 어리석음 가득한 편지를
제 생각과 그릇도 이 밤의 어두움 만큼이나 깊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함 섞어 보냅니다.


저는 선생님이 마치 물가의 내놓은 아이 같습니다.
몸 추스리어 아픈 다리 사정봐주며 다니시기를,
빈 속에 라면을 먹거나 몇 끼를 제 때에 드시지 못하고 한 번에 포식하는 일 없으시기를
이것이 저의 큰 바람입니다.

선생님의 걸음 걸음, 늘 주님이 동행하시기를 기도하며 인사드립니다.


대구에서 제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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