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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복지사의 일기 Worker's Diary
사람중심 관계중심, 사람감동 하늘감동.
하나님과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런 사회복지사 되자.



NAME    박시현
TITLE    [메모] 사람이 기립은 기라 ...

500미터 정도 떨어진 이웃 아파트에서 일주일에 한 번 도시락배달 봉사를 하시는 아주머가 있다.
평소 얼굴은 알고 지냈는데 좀 더 가깝게 지내며 시간 될 때 편하게 찾아뵐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 하신다.

성서복지관에 있을 때 진행했던  '이웃사촌 결연사업'이 불쑥 떠오른다.
실패의 쓰라린 아픔도 안겨주었지만 한편, 가장 기억에 남고 즐겁고 의미있는 사업으로 남아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할머니께 전화드리고 방문했다. 누워계신다.
전에도 몇 번 방문한 적 있는데, 그때마다 할머니는 누워 계셨다.  
소아마비로 좌측 수족이 불편하신데 그것 때문일까?
바깥 출입이 적고 방에서도 거의 누워 계신단다.

이래저래 전후사정 말씀드리니

"아, 미안해서 어떻게 오라가라,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부탁해~.
그렇잖아도 며칠 전에 손톱이 길어 자르긴 잘라야 하는데 이쪽 손이 불편하잖아.
못 깍고 있다가 마침 도시락 배달한다고 청년이 왔길래 깍아 달랬지.
근데, 자기는 바쁘니 복지관에 말해서 아주머니 한 분 보내드리겠데.
아~휴, 이까짓 손톱 깎는데 뭣하러 사람을 일부러 불러. 미안해서 못해.
가려는 거 붙들어서 기어이 깎아 달랬지."
일부러 오는거 미안해서 못해."

누군가 자신을 위해 일부러 오는 것은 많이 부담스러우신가 보다.

가까운 곳에 살고,  일주일에 한 번은 복지관에 들르고 있으니
그 걸음에 할머니 댁을 찾아뵙는 것으로 하고 아주머니와의 1:1 결연을 허락하셨다.

일어 서려는데, (어제 만났던 할아버지처럼) 할머니께서 냉장고에 '요쿠르트, 베지밀, 노란쥬스(제주감귤쥬스)' 가 있으니 꺼내서 먹고 가라 하신다.

'오며 가며 찬물 한 잔 먹고가면 얼마나 좋아' 하시던 할아버지 말씀 떠올려
"할머니, 그럼 요쿠르트 하나 꺼내 먹어도 돼요?"
"어이구, 참! 이왕이면 큰 거 먹지. 요쿠르트가 뭐꼬!"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 사람이 기립은 기라."
일어나는 걸음 자꾸만 주저 앉히시던 할머니,
이제는 보내줘야 겠다 싶으셨던지 불편한 몸 일으키시며 한마디 툭 던지신다.

"할머니 불편하신데 누워 계세요." 했더니
"아이고~참, 내 집에 온 사람인데 가는 꽁무니는 봐야제."
겨우 겨우 일어서시면서, 한참을 그렇게 용을 써야되시면서 기어코 현관문 밖까지 걸음하시고는 손 흔들어 배웅해 주신다.

'사람이 기립은 기라'
발걸음 뒤로 할머니 목소리가 자꾸 메아리 친다.
슬쩍 뒤 돌아보니, 어디 멀리가는 사람이라고 손 흔드시며 여태껏 아파트 복도에 서 계신 할머니. 가던 걸음 멈추고 어느 연인 못지않게 '사람 기립은' 할머니께 힘차게 손 흔들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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