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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회복지사의 일기 Worker's Diary
사람중심 관계중심, 사람감동 하늘감동.
하나님과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런 사회복지사 되자.



NAME    박시현
TITLE    한 포기 더, 김장후원사업 2004년 후기

한 포기 더, 김장후원사업 2004년

[2005. 5. 26  한덕연선생님께 드린 편지글 재정리]


2004년에는 작년과 달리 김장후원사업이 기다려졌습니다. 기대가 되고 설레었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어떻게 해서는 지역주민의 삶 가운데 복지라는 것이 이름도 없이 스며들게 하자는 가르침을 조금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던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여전히 모르지만) 사업이기에 신나고 즐거웠고, 함께 참여하였던 많은 사람들의 감동의 순간들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는 다시 세상 사람들을 복지의 전방에 내세워 그들의 공동체, 그들의 직업, 그들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공작하고 지원하는 공작원인 것이다. (공작원: 이제 다시 세상 사람들을 복지의 전방에 내세워 그들의 공동체, 그들의 직업, 그들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복지기관과 사회사업가들은 뒤에서 공작하고 지원하는 역할 위주로 바꾸어야 합니다. 복지요결 중에서)

2004년에는 2003년의 경험과 성과를 기반으로 동일한 방법으로 김장후원사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사업을 진행하던 중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 김세진 선생님의 김장후원사업을 듣고서 깨닫고 배운 바가 많아 약간의 응용을 하기로 했습니다.

방아골복지관에서는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의 김장 한 포기 후원사업을 방아골복지관의 상황에 맞추고 다시 응용하여, 많은 양의 김치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김치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중점을 두어 개개인의 기호에 맞게 김치후원사업을 진행한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대단합니다. 사람중심 관계중심을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김치 한 포기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사는데 굳이 김장후원사업을 하는 이유는?’ 이라며 늘 본질적인 물음에 봉착하던 제게 방아골복지관의 사례는 사람중심 관계중심의 중요성에 대해서 깨닫게 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과 공부했습니다. 김장후원사업을 하는 목적에 대해서 토론하고, 2003년의 김장후원사업에 대해 재평가하고 2004년 사업을 함께 계획했습니다.

해마다 복지관에서 김장후원을 해 온지 10년, 김장철이 되면 김장을 바라는 동네사람들의 기대가 있다는 이유로 방아골복지관처럼 과감히 대상자 중심의 사업으로 당장 전환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2003년처럼 부녀회와 개별 후원자들에게는 그대로 김장 한 포기를 후원 받고, 별도로 몇 세대는 개인의 기호를 파악하여 이에 맞는 김장후원자를 발굴 연계하였습니다. 김치도 직접 후원자들이 전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렇게 김장후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사람중심 관계중심이 왜 중요한지 느꼈던 사례를 다시 말씀드립니다.

김치를 받는 가정에서 허락한다면 (주로 홀로 사시는 어르신) 김치를 후원하는 사람이 직접 전달하도록 몇 가정을 섭외했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김치를 직접 전달할 수 있다고 하여 혼자 사시는 할머니 댁을 함께 방문했습니다.

그냥 김치 한 포기 후원 받으면 김장김치만 후원할건데 할머니 댁을 방문한다고 하니 반찬 통을 4~5개 준비해서, 배추김치 총각김치 깻잎김치 백김치 갖가지 김치와 반찬을 들고 왔습니다. 아~ 그때 감동했습니다. 할머니 손잡고 친정엄마라도 되는 모양으로 이야기 나누는데 얼마나 고맙고 감사하고 아름답던지요.

그뿐이 아닙니다. 어쩌다가 할머니 생신이 가까운데 혼자 지내는 게 서러울 거라는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께서 생신 때 괜찮다면 꼭 아이들과 함께 찾아뵙고 싶다고 약속했습니다.

김치 한 포기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사는데 그럼에도 이웃 간에 나누는 것은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네 정이고 사랑이고 사람 사는 것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요?

‘다시, 김치 한 포기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산다 하지만 우리네 정이 없이는 사랑이 없이는 못 사는 거야. 이것 때문에 나는 김장을 담그거나 사다가 전해드리는 사람이 아닌 공작원이고 싶은 거야.’

할머니와 아주머니의 꼭 잡은 손을 보며, 다시 마음 다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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