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신앙이야기 복지이야기 사는이야기 여행이야기 사진이야기
'''''''''''''''''''''''''''''''''''''''''''''''''''''''''''''''''''''''''''''''''''''''''''''''''''''''''''''''
└-> 어느 사회복지사의 일기 생일도일기 학교생활ㅣ사회복지정보원 복지사이트

어느 사회복지사의 일기 Worker's Diary
사람중심 관계중심, 사람감동 하늘감동.
하나님과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런 사회복지사 되자.



NAME    박시현
TITLE    +ONE 생신잔치 - 웅양면 문OO할머니 생신 잔치, 풍경



2008. 4. 4 (금)


#.

물들기 시작한 버들잎, 산수유 노란 꽃,
속살 드러낸 황토,  아낙네와 바깥양반의 검은 살갗 ...

여느 생신 잔치의 오색 풍선을 대신해 맞아준 그 빛깔들은
오늘 생신 잔치가 보다 삶의 현장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

마을 회관에 도착하니
문OO할머니와 할머니 초대로 오셨을 할머니 서너 분이 계셨다.



‘마른 나무도 꽂으면 산다’ 하는 청명과 한식을 앞두고
들로 밭으로 너도 나도 일손이 모자라
할머니 생신 잔치에까지 미칠 여력이 없다.

그래서 가정봉사원과 봉사자 3명이 음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고
이래저래 판을 벌려 음식을 장만한다.

수십 년 부엌을 지켜온 그 실력으로
차분히 그러나 재바르게 음식이 준비됐다.




#.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잠시 들르셨다.

미안한 얼굴로
들어서지도 나서지도 못하며 어중간하게 계시더니
조금 있다 온다는 말을 남기고 갔다.

잠시 후 또 한 분이 그렇게 다녀갔다.
잠시 후 또 한 분이 그렇게 ...

그들이 돌아간 뒤에야
그제야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밭일 들일이 바쁜데
생신 잔치가 자꾸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콩밭을 일구면서 마음을 콩밭에 두지 않고
생신 잔치에 두었던 것이다.

미안해서, 혹여 잔치 일손 부족할까봐
흙 묻고 창 넓은 모자 쓴 채로 들른 것이다.

그래도 마음이 떠나지 않는지
기어이 음료수 한 박스 들여다 놓고서야
다시 밭으로 간다.

그래, 마음이다.
이렇게 마음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지.

권현남선생님께서 할머니 생신을 두고
마을 사람들과 의논했기 때문이리라.
부담이 되는 줄 알면서 부탁을 드렸기 때문이리라.

그래야지, 그래야 마을에 남은 돌보고 돕는 인정을 헤치지 않으리.
그래야지, 그래야 마을에 남은 돌보고 돕는 인정을 기르지.




#.  

음식이 제법 갖춰지고 시간이 임박하자
할머니 친구들 한 분 두 분 자리를 빛내고,
직원들이 케익을 준비해 도착하고,
들에 갔던 아주머니들 바쁜 걸음으로 오시고,
마을 사람들 모아 이장님 오시니,

잔치 분위기 무르익었다.

'OOO댁이, 생일 축하드립니다.
음식 차리느라 고생한 분들 고맙습니다.
잔치에 오신 어르신들도 건강하게 오래 사십시오.'

시끌 시끌하는 틈으로
이장님의 축하 인사가 있었고 박수가 뒤따랐다.

박수가 채 끝나기 전 할머니께서 서너 번 후~ 불어 촛불을 껐다.

할머니께서 손수 초대하고
할머니의 친구와 이웃들이 축하객이 되고
이장님의 축하 인사로 시작하고 ...

모든 게 자연스럽다.
각자의 자리에 서 있는 느낌이다.




#.

차려진 음식이 참 풍성하다.

밥과 미역국, 조기 구운 것, 콩나물 무침, 겨울초와 시금치 무침, 잡채,
동그랑땡과 소씨지 구운 것, 찜닭, 떡과 술과 음료수 ...

‘조기 굽고 잡채하고 국 끓이고 밥하면 되지 뭐’
할머니께 여쭤본 음식들.

'미역국에 잡채하고 밥해서 대접하면 돼지. 그래도 자반(조기)은 구워야 안 되겠나.
나물도 있어야지‘ 마을 분과 의논한 음식들.

그렇게 여쭤보고 의논해서 만든 음식으로 준비했다.
산해진미 부럽지 않은 음식들이다.

음식 메뉴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이야 되겠지만
보다 힘써야 할 것은 음식 메뉴가 아니라
음식 하나에도 어떻게 할머니와 이웃과 관계하느냐 이다.

생각할수록 가정봉사원 권현남선생님이 고맙다.
잘 여쭙고 잘 의논하셨다.
마을 분들의 마음을 얻고 할머니를 주인공 되게 했다.



#.

아주머니 한 분이 직접 농사지어 만든 사과주스 한 박스를 가져 오셨다.
아저씨 한 분이 검은 봉지에 사탕을 사들고 와서 쑥스러워 하며 할머니께 건넸다.
방앗간 주인아저씨는 사과 주스 수십 팩을 준비한 사람들 먹으라며 주셨다.

사소한 것이리라.
사과주스 한 박스, 사탕 한 봉지, 사과 주스 수십 팩 ...
어쩌면 방앗간 주인아저씨 말씀처럼 '이건 아무것도 아니여'.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다.

하지만 그 아무것도 아닌 것을 서로 주고받는 것이 우리네 삶이었다.

떡 했다고 떡 한 덩이, 부침개 부쳤다고 한 접시, 김치 했다고 한 포기 ...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 오가야 오래가고 자연스럽다.
그것이 인정이다.



#.

다른 일이 있어 자리를 조금 일찍 나서느라
그 아름다운 풍경을 마지막까지 볼 수 없었다.

전해들은 얘기로,

부녀회장님과 아주머니들이 설거지를 하고 그릇을 챙기고
어르신들은 음식을 늦도록 여유롭게 드셨단다.

그렇게 음식을 나누는 것은 당일에 끝날지 모르지만
할머니의 생신 잔치는 오래도록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으리라.
그들의 입에서 한참 회자되며 이런 저런 얘기들을 쏟아 내리라.



#.

고맙습니다.

생신 잔치에 친구들 초대하고 주인 행세 잘 해 주신
문OO할머니, 고맙습니다.
그 인자한 모습으로 건강하게 평안하게 오래 사십시오.

고맙습니다.

할머니께 여쭙고 의논하고 마을 사람들께 여쭙고 의논하며
생신 잔치에 마음을 쏟고 애쓰신
권현남선생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유쾌하게 음식 준비해 주신
봉사자 3분,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혹여 일손 부족할까 들러주시며 마음 써 주시고
잔치 뒷정리하는데 애써주신
부녀회장님과 아주머니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할머니 생신 잔치를 마을 일로 여겨
마을 사람들과 함께 자리해 주시고
멋지게 축하 인사 해 주신 이장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맛있는 떡을 후원 해 주신
죽전방앗간 사장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여쭙고 의논하도록 잘 배려하고
일이 진행되도록 신경 쓰고 준비해주신
김영옥팀장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케익 준비해서 달려와 함께 축하해 준
직원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잔치에 필요한 경비 마련하도록 도움주신
달력 구입하신 분들과 이요셉작가님, 고맙습니다.

좋은 날, 선한 이웃, 복된 시간을 허락하신 신께 감사드립니다.





c 번호  글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78   가조 가북 남하 - 가을 나들이, 통영 어시장과 달아공원    박시현 2008/10/12 6908
177   가조 가북 남하 - 가을 나들이, 장보기 [1]   박시현 2008/10/12 6783
176   가조 가북 남하 - 가을 나들이 준비하며, 인지상정 [1]   박시현 2008/10/12 6608
175   가조 가북 남하 - 가을 나들이, 준비 회의    박시현 2008/10/12 6640
174   농촌복지의 기준, 비전, 목표, 철학, 정신으로 무엇을 삼을 것인가?    박시현 2008/09/28 6678
173   [자료/공개] 농촌복지포럼 2차 해남포럼, 사례 발표    박시현 2008/09/28 6878
172   [자료/공개] 농촌재가복지사업 사례발표 - 발표자료    박시현 2008/04/14 6928
171   제3기 농촌사회사업활동 (거창팀) 온라인 보고서 2008.9.23    박시현 2008/09/23 8849
170   남하면 윤OO할머니 : 보리밥 하고 된장에 비벼 밥 한 끼 같이 먹자. [2]   박시현 2008/06/16 6991
169   남하면 최OO할머니 : 사회사업은 사회적으로 돕는 일    박시현 2008/06/04 6690
168   남하면 윤OO할머니 : 인정 상하지 않게, 빈정상하지 않게    박시현 2008/06/04 6648
167   남하면 염OO할머니 : 식사 케어    박시현 2008/06/03 6896
166   샘골식당 사장님, 일주일에 두 번 밑반찬으로 돕겠다.    박시현 2008/05/20 6875
165   샘골식당 사장님, 김치 10포기 담가 주시다.    박시현 2008/05/20 6812
164   [메모] 밥상, 음식, 반찬 ... 관련 서적    박시현 2008/05/01 6988
163   가조면 - 반찬마실 장소 의논, 일고여덟 곳 마련    박시현 2008/05/01 6884
162   가조면 - 4월 반찬마실, 생일파티    박시현 2008/05/01 6869
161   가조 가북 남하 - 봄나들이, 삼천포 갯바람 쐬러 다녀오다 [2]   박시현 2008/05/01 6788
160   +ONE 생신잔치 - 고제면 김OO할머니 생신잔치, 풍경    박시현 2008/04/22 6926
159   요양보호사 교육생 실습 - 가상시나리오 워크숍과 실습    박시현 2008/04/21 6747
158   가조 가북 남하 - 봄나들이, 어르신들과 대구슈퍼에 간식 장보다    박시현 2008/04/16 6923
157   가조 가북 남하 - 삼천포 사진으로 미리 다녀 오다    박시현 2008/04/16 6880
156   +ONE 생신잔치 - 고제면 김OO할머니 생신잔치(4월 18일,금) 준비    박시현 2008/04/16 6364
155   가조 남하 가북 - 봄 나들이 장소를 여쭙다 [2]   박시현 2008/04/11 6866
154      자연주의 사회사업 : 여쭙고 의논하기    박시현 2008/04/16 6911
  +ONE 생신잔치 - 웅양면 문OO할머니 생신 잔치, 풍경    박시현 2008/04/11 6949
152      [사진] 웅양면 문OO할머니 생신 잔치, 풍경- 김원한 제작    박시현 2008/04/11 6956
151   가조면 - 4월 일정 계획    박시현 2008/04/06 6658
150   가조면 - 3월 반찬 마실, 오늘 밥 하나?    박시현 2008/04/06 6872
149   복지, 선조들의 지혜    박시현 2008/04/06 7095
1 [2][3][4][5][6]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 ChanBi